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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연극 카프카 변신 후기와 프란츠 카프카에 대하여

· 댓글개 · Richard Ryu

대학로 연극 카프카 변신 후기와 프란츠 카프카에 대하여

 

대학로-연극-변신

 

[일기 형식의 글입니다]

 

약 4년 전 미국 일리노이주 어학연수를 계기로 알게되어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나를 종종 챙겨주는 고마운 동생이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 티켓이 생기면 (내가 1순위는 아닐지라도) 항상 나와 룡이(와이프)가 보러갈 시간이 되는지 물어봐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날라온 카톡 메세지!

 

메세지 속 무언가를 제안하는 듯한 문구를 확인할 때면 항상 설레이곤 한다. 그렇지만 내가 여지껏 개인 스케쥴로 인해 100% 승낙을 해온 것도 아니어서 매번 메세지를 보면 '이번에는 근무가 없어야 이 친구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다행히도 이번에 친구가 건네준 공연은 10.07 ~ 10.25 중에 내가 날짜를 선택할 수 있었고 평소 주말 근무가 있었던 것과는 다르게 일요일에 시간이 비어 예약을 신청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보게 된 대학로 연극 카프카의 '변신'

 

평소 문화생활을 그렇게 많이 하는 편도 아닐 뿐더러 연극/뮤지컬 관련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 기억이 있어서 (갑자기 화나네^^) 기대감이 엄청 크지는 않았다. 그래도 집에서 심심해하는 룡이와 모처럼 서울로 나들이를 갈 수 있는 기회이기에 이왕 가는거 연극 '변신'의 줄거리도 읽어보고 작가 카프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조사한 다음 제대로 감상해보기로 했다. 

 



"작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대학로-연극-변신
대학로 연극 변신의 책자에 서술된 작가 소개

 

대학로 연극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유대계 독일 작가로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해,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하여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는다.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

 

추가로 책자(다음백과 중 발췌된)에 적혀진 작가소개를 요약하자면, 그는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며 비현실 같은 현실적 상황 속에 무력한 인물들을 설정하여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초 세계대전이 일어난 시대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하였다. 

 

'카프카의 많은 우화들은 정상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이 종잡을 수 없이 불가해하게 뒤섞여 있다 · · · · <변신>에서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기괴하고 흉칙한 벌레로 변해 있음을 발견한 아들이 가족의 수치감과 무시뿐만 아니라 자책 어린 절망감으로 인해 서서히 죽어간다.' - 다음백과 

 

'유대인이기에 프라하의 독일인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었고, 현대 지식인이기에 유대의 유산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었다 · · · · 이와 같은 사회적 고립과 근거 상실로 카프카는 일생 동안 개인적으로 불행하게 지냈다. 그렇지만 그는 프라하에 있는 일부 독일계 유대 지식인 문학자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이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재발견되어 독일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 다음백과

 


 

"대학로 공간아울 및 주차 위치"

 

'위대한 인물은 시대가 지나고 나서야 빛을 발한다'라는 말은 카프카에게도 해당이되는 말인 듯 하다. 시대 상황이 그를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라도 그런 상황속에서 만들어진 그의 작품들은 우리들로 하여금 그를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변신>이라고 하는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줄거리를 기반으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연극이 펼쳐지는 대학로 '공간아울'로 향했다. 

 

대학로-연극-변신
대학로에서 마주 본 하늘, 이뻐서 한 장 찰칵
대학로-연극-변신
대학로 공간아울 <변신>
대학로-연극-변신
대학로 공간아울 위치 약도

 

대학로 공간아울 근처에는 주차장이 협소하여 '서울대병원 주차장' 혹은 '한국방송통신대 주차장'을 이용한다. 이날 나는 한국방통대 주차장 앞에서 대기하는 차량이 많아 서울대병원 주차장을 이용했다.

 


 

"대학로 연극 <변신>이 시작되고.. 줄거리 요약"

 

대학로-연극-변신

 

※ 대학로 연극 변신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며,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연출된다. 

 

연극은 위 사진 속 가는 파이프 기둥들과 흰색 천막 여러개가 천장에 진열되어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기괴한 음악과 함께 한 남성(주인공 그레고르)의 알 수 없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달리고 사라지고 달리고 사라지고...

 

그리고는 흰색 천막들을 모두 거둬 가지런히 정리해둔 다음 그는 파이프 구조물을 올라간다. 마치 아래에서 쫓아오는 무언가라도 있는 것마냥 도망치기라도 하듯 구조물을 오르내린다. 

 

그리고 등장하는 검은 옷에 책 한 권을 들고 있는 남자. 그는 카메라 플래쉬를 들고 구조물 정상에 오른 그레고르의 모습을 찍는다. 이어 등장하는 소설 속 그레고르의 가족으로 묘사될 만한 인물들(그레고르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누이동생 그레타와 남자형제로 추정되는 인물)

 

그레고르는 구조물에서 내려와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앉고 그 주위를 가족들이 둘러싼다. 그리고 그들이 다 같이 모여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 검은 옷의 남성이 또 다시 나타나 가족 사진을 찍기라도 하듯 카메라를 들어 플래쉬를 터트린다. 

 

그 순간,

 

앉아있는 그레고르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 처럼 모두 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파이프 구조물 정상에 오르기 위한 다툼을 한다. 

 

어느덧 움직이 멈추고 막이 내린 뒤, 그레고르가 꿈에서 깨어 벌레가 된 자신을 인지해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략) 좀 더 쉽게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해설하듯 놀이하듯 풀었습니다. 사건 중심으로 드라마를 압축하여 대사보다 배우들의 몸짓들로 각자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퍼포먼스화 시켰습니다.....(중략) 또한, 가는 파이프들의 기둥을 중심으로 이어진 무대 구조는, 끊어지고 버려지지 않으려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의 위태한 벌레로서의 생활을 예시합니다. 존중된 삶에 대한 갈증, 스스로 나가지 못하고 생존만 남은 그레고르....(중략) 흉측한 벌레로 변이된 그레고르를 죽이지는 않지만 생존이라는 가는 파이프 기둥에서 스스로 떨어지길 바라는 가족의 시선을 통해 인간 존엄의 가치를 기평합니다.

- 제작감독. 이준석


 

그레고르의 '변신'을 알 턱이 없었던 가족들은 모두 아침이 되어 일찍이 출근길에 올라야 하는 그레고르를 애가 타도록 소리치며 깨운다. 

 

하지만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르. 그는 파이프 구조물(소설 속 침대)에 얽혀있는 천막에 걸려 쉽게 내려오지 못한다.

 

방문을 걸어잠그고 자는 습관이 있던 그의 방에 가족들은 들어가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던 중 출근하지 않은 그를 찾기 위해 매니저가 집을 방문한다. 

 

매니저는 그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여 데려올 심산으로 방문했던 것이다. 그치만 그레고르도 가족 그 누구도 문을 열 수 없었기에 답답함은 커져만 갔고 문을 열지 않고 목소리만 내던 그레고르에 매니저는 점차 화가 난다.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인해 회사에 큰 돈을 빌리기도 했고 해고라도 당하면 가족의 생계가 위험해질 것을 알기에 그레고르는 온 힘을 다해 문을 열게 되는데..

 

이렇게 가족들과 매니저는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가족을 위하고 음악에 감동할 줄도 아는 그레고르의 내면은 예전 그대로이다.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벌레 취급하는 것은 더 이상 자신들에게 유용하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중략) 타인들에게 규정되는 '나'의 존재가치는 타인들의 이해(곧 내가 얼마나 타인에게 유용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맞추어져 있다...(중략) 어느날 문득 효용가치가 없어진 인간이란 곧 벌레다....(중략) 그렇다면 결국 변한 것은 그의 효율성 여부일 뿐이다.

- 연출. 장경민


 

줄거리는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연출자는 흉측한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와 그를 받아들일지 말지에 대해 힘겨운 갈등을 이어나가는 가족들의 내면을 '효용성이 사라진' 그레고르를 거둘지 말지에 대한 여부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증명은 노동능력(효용성)을 통해서 가능하며, 노동 능력을 상실한 인간은 '인간실격'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연출 장경민

 

즉, 가족들에게 있어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했냐 보다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냐가 더 중요한 셈인 것이다.

 

 

대학로-연극-변신
대학로 연극 카프카 변신 출연진

 

카프카의 <변신>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파멸해 가는 한 남자의 삶을 다룬다. 그리고 내게는 이해하기 너무나 어려운 작품이지만 배우분들은 엄청난 표정과 몸짓으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사해주었다. 각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너무 과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게 강약 조절을 잘해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코로나로 인해 연극을 보러가는 것 자체가 꺼려질 수도 있지만, 조금 잠잠해지고 답답함에 밖으로 나가 대학로 연극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변신>을 한 번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끝에 가서는 다소 허무할 수 있지만 다시금 곱씹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2020.10.18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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