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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5주차~16주차 기록 :: 쉽지 않았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임테기, 애기집, 입덧, 기형아검사)

· 댓글개 · Richard Ryu

임신 5주차~16주차 기록 :: 쉽지 않았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임테기, 애기집, 입덧, 기형아검사)

 

[일기 형식의 글입니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가. 아무리 계획적으로 산다고해도 마치 그 계획을 꼭 방해라도 하듯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Risk management 라는 단어가 탄생을 했나보다 싶다. 예기치 못한 일을 어떻게 대처를 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질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됨됨이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막상 들이닥친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됨됨이도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그 상황을 직면한 당사자들의 현실적, 경제적 여건 또한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의 현실적 여건은 어떤 변수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2020년 6월 초, 주간근무를 마치고 오피스로 돌아가려는 찰나에 여자친구로부터 약 17통의 카톡 메세지가 와있음을 확인했다. 임테기에서 미세하지만 두 줄을 확인했다는. 이미 이전부터 신체적인 변화를 재빠르게 캐치한 여자친구가 예사롭지 않게 여겼지만 앞선 임테기에서는 분명 두 줄이 아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에이 아니겠지 임테기가 불량인가보다. 하지만 며칠 간격을 두고 이어진 임테기 테스트에서도 결과는 동일. 오히려 희미했던 선이 점점 진해졌다ㅋㅋ

일단은 여자친구를 안심시켜야 했기에 최대한 담담한 어투로 말을 이어갔다. 괜찮다고 우리 아무렇지 않은 나이라고 내가 책임질 수 있다고. 하지만 둘이 동갑이기도 하고 평소에 내 행동이나 말투가 장난스럽고 가벼워서 그리 듬직하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이래서 너무 본인과 상반되는 모습은 아니어도 어느정도 진지한 컨셉은 중요하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부랴부랴 검색을 시작했고, 주수 계산법을 찾아가며 5주차에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들리기로 정했다. (나도 나름 열심히 검색했는데 본인보다 덜 열심히 하는것 같다고 잔소리하던 룡이.. 나한테만 빡빡해 하여간 ㅎ)

 

 


 

__4주차 :: 전쟁의 서막

 

처음 병원을 가던 날부터 우리의 관계는 심상치 않았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전쟁의 서막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사이좋게 평택에서 유명한 산부인과 중 하나인 GN 산부인과로 향했다. 하지만 예약이 되어있지 않아 조금 늦게 도착했던 우리는 일명 빠꾸를 먹었다. 안그래도 예민해 있을 여자친구에게 나는 '왜 미리 예약을 안해놨니?'라는 밉상멘트를 시전하며 성질을 살살 긁기 시작했다(ㅋㅋ). 그리고는 각자 부랴부랴 다른 산부인과를 알아보았고 한 곳을 찾아 향했다. 그렇게 운전을 하고 가던 중 나는 문득 '임신 주차수 확인법'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좀 더 확실히 하고자 여자친구에게 '의사선생님한테 한 번 더 물어보고 더블컨펌 받자'라고 제안을 했다. 이 제안을 하면 안됐다. 바로 돌아온 답변은 '아니 인터넷에서 이미 마지막 생리일을 기점으로 주차수 계산한다는데 뭘 또 물어보냐'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초음파 비용과 관련된 나의 실수로 내뱉은 한마디로 말싸움은 점입가경이 되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레알 개싸움으로 번졌다. 확실히 내가 좀 더 검색을 하고 말을 해야했나보다. 모르더라도 그냥 흘러가는대로 조용히 냅둘걸. (그치만 예민한 상태더라도 조금은 차분히 알려줄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하다^^) 이날 결국 5주차가 되지 않아서 그랬던건지 아기집을 확인하지는 못한 채 아쉬운 발걸음으로 되돌아갔다.

 

참고로 임신주차수는 마지막 월경일을 기준으로 하고, 초음파 비용은 보험비 적용이되기도 하고 각 지역별 보건소마다 임산부지원금을 제공해줘서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__5주차 :: 아기집 확인하는 날

 

임신 5주차가 되면 아기집을 볼 수가 있는데, 이때 초음파로 확인되는 아기집의 크기 모양 위치 등을 기준으로 정상범위에 들어오는지를 판단한다. 아기집이 확인이 되고나서야 비로소 진짜 '임신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도 한다. 4주차에 쫓겨났던(?) GN 산부인과를 다시 방문하여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왼쪽 사진은 아기집이 갓 만들어져서 그런지 보고도 "이게 뭐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오른쪽 사진은 아기집을 처음 확인하고 4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재방문해서 찍은건데 집크기가 너무 빨리 커져있어서 놀랐다. 다시 찾은 이유는 여자친구가 일을 하면서 조금 격한 움직임을 취했는데 이게 몸에 영향을 미쳤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이날 병원에서 혹시 모르니 프로게스테론(유산방지주사)까지 맞고 나왔다. 참고로 임신 1기(~11주) 동안에는 유산위험성이 상당히 크다고 하며, 안정기(12주~16주)에 접어들기까지 산모는 극도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무튼 이 넓은 공간을 혼자서 쓰게될 녀석이 누가 될지 참말로 궁금해졌다! 

 

 


 

__7주차 :: 입덧 & 아기 심장소리 듣는 날 

 

임신 7주차가 되면 서서히 입덧도 시작하고 (빠르면 6주차부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아기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아기를 기다려왔던 많은 부부들은 병원에서 심장소리를 처음 듣는 순간에 이유 모를 눈물이 흘러내린다고 한다. 하지만 나랑 여자친구의 반응은 대략 o_o! 이런 느낌이었다ㅋㅋ 둘 다 신기하기만 할뿐 눈물 한방울도 안나옴. 2주전까지만해도 아무것도 없던 어두운 방안에서 이젠 콩알만한게 콩닥콩닥 거리면서 소리를 낸다는 것이 마냥 재밌었다. 

참고로 입덧은 HCG 호르몬 수치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 보통 입덧은 HCG 왕성하게 분비되기 시작하는 6주차부터 시작을 하며 7~9주차에 피크를 찍은 다음 서서히 줄어든다. 이는 임산부에 따라 케바케이며 진짜 심한 경우 아기를 낳기 전까지도 입덧을 한다고 한다. 여자친구도 6주차부터 입덧을 시작해 16주차인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으며, 진짜 심할 때는 자기 몸 가누기도 버거워서 그런지 연락도 잘 되지않았다. 이 시기에 남자들은 정말 보살이 되던가 각자 취미를 적극 활용해서 어떻게든 여자친구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걸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야 한다. (나는 못참고 엄청 못살게 굴었다 ㅎㅎ.. Sorry~) 추가로 이 시기에 엽산제 복용을 꾸준히 챙겨줘야 한다! 

 

 


 

__9주차 :: 쏙쏙이(태명) 젤리곰으로 변신하는 날

 

태명은 쏙쏙이로 지었다. '엄마 아빠의 좋은 점들을 쏙쏙 닮아라'라는 취지였는데, 사실 어떤 점을 닮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치만 나랑 여자친구는 서로 자기 성격을 더 닮아야 한다며 티격태격하기 바쁘다. 진짜 정신없이 전세집도 알아보고 결혼준비를 어떻게해야하나 등등 여러가지를 챙기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9주차가 되었다. 이 시기에는 콩만했던 태아가 어느덧 엉덩이도 갖춘 제법 그럴싸한 모습으로 변신한걸 볼 수 있게 된다. 그치만 아직은 사람의 형태보다는 젤리곰에 더 가까운 형태를 보인다. 너무 귀엽고 조그마한게 넓은 방을 혼자 쓰고 있는것을 보자니 다시금 부러웠다.

 

 


 

__12주차 :: 1차 기형아검사(목 투명대 검사+피검사) & 입체초음파

 

12주차가 되면 1차 기형아 검사라는 것을 시행하여 모체 혈청을 뽑아 태아가 가질 위험이 있는 여러 질환들을 미리 알아보게 된다. 검사 결과 이상이 있는 경우에 무뇌증, 척추이분증 등 신경관 결손증과 피부결손 혹은 다운증후군 가능성까지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16주차에 진행하는 2차 기형아검사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되어 정상치가 넘어서게 되는 경우에는 양수검사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목투명대 검사를 시행하는데 말 그대로 초음파로 아기의 목 뒤쪽 부분의 투명대가 길이를 확인하여 기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상 범위는 3mm 미만이라고 하며 이보다 두꺼운 경우 다운증후군(정의)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 있을 수 있는데, 더 정밀한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쏙쏙이는 다행히 검사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앞으로 몇 차례 더 있을 검사에서 마냥 안심하면 안되니 최대한 신체 안정을 취하며 기도하는 수 밖에..

 

 


 

__16주차 :: 2차 기형아검사 & 수분섭취의 중요성(신우신염, 요로결석 예방)

 

1차 기형아 검사를 마친 뒤로 약 4주만에 다시 돌아와 2차 기형아 검사를 받았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산모의 피를 뽑고 혈청을 토대로 검사를 진행한다. 포스팅을 하고있는 시점에서 아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제발 우리 쏙쏙이 아무 이상 없게 해주세요ㅠㅠ. 이 시기에는 초음파를 통해 태아에 대한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평소에 재던 머리엉덩이길이(CRL) 이외에도 머리 크기, 배둘레, 허벅지길이, 몸무게 등을 잰다고 한다. 근데 왜 우린 머리 크기만 추가된거지... 

또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성별을 확인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적중 확률은 약 60~70% 라고 한다. 쏙쏙이는 의사쌤에 의하면 '여자'이다! 첫째딸은 아빠를 닮는다던데 큰일이다. 엄마를 닮아야 이쁘게 클텐데.

 

이 시기에 또한 중요해야하는게 급성 신우신염과 요로결석이다. 태아를 품고있는 동안에는 Xray 촬영이 쉽지않아 증상만으로 복부/허리 통증원인을 파악해야하며, 원인을 발견하더라도 산모 약물복용이라던가 파쇄술이 위험해 출산할때 까지 아픔을 참아야만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예방하는것! 태아가 가져가는 체내 수분으로 인해 dehydration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셔줘야한다. 참고로 레몬즙과 보리물이 좋다고한다! 

 

 


 

진작에 정리를 해놨다면 좀 더 깔끔한 포스팅이 됐을 것 같은데, 3개월에 걸친 경험을 기록하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 포스팅한다고 사진과 내용 그리고 본인이 기억하는 부분까지 자세히 정리해서 공유해준 혜룡마님 감사드립니다>_< (ㅋㅋ누가보면 수상소감인줄~) 임신을 한다는 것은 산모의 엄청난 희생이 필요하다. 포스팅에는 미처 넣지 못한 내용들이 많을 정도로 신경쓰고 챙겨야할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다. 어느 시기에는 어떤 영양제를 섭취해야하며, 어떤 정부보조금들을 신청해야하고, 뭘 해야 태교에 좋은지 등등 정말이지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과정은 절대적으로 남편의 서포트가 필요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이렇게 또 (말로만) 반성을 하며.. 여자친구에게 챙겨주지 못한 부분들을 앞으로 같이 살면서 더욱 신경써서 해주리라 오늘도 다짐한다! (이러고 또 잔소리 엄청 하겠지~ ㅋㅋㅋㅋ)

 

출산을 준비중이거나 앞두고 있는 모든 부부(혹은 연인)들이 별 문제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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